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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하청 중소기업, 만화책 편집자 후기 #2 연봉 & 복지

일상

by 할래 2021. 5.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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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책 편집자 6년 1개월 후기 #2 

 

 

회사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연봉이다

하지만 나는 좋아한 것을 한다는 것을 핑계로 연봉을 외면하며 회사를 다녔다.

오늘은 만화책 하청 업체를 다녔던 만화책 편집자의 연봉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저는 만화책 편집자로 6년 1개월을 일했지만(중간 무급휴가 4개월 포함) 딱 1곳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만화 업계는 다 이 정도 연봉이다라고 일반화 하는게 아니라

제가 경험한 회사 기준으로 얘기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연봉

 

내가 처음 입사를 했을 때가 2013년 12월이었다.

2013년 최저시급은 4860원, 월급으로는 대략 180만 원.

사대보험 떄면 대략 163만 원이 입금된다. 

와 지금보니 저때보다 최저시급이 거의 2배가 올랐네.

연봉은 1.5배도 안 올랐는데..

 

회사를 다니면 다닐 수록 직급도 오르고 하는 일도 다양해지는데 급여는 안 올랐다.
3년차에 대리를 달았는데 이때 연봉이 살짝 뛰었다가 나머지 6년차까지는 매년 60만 원, 한달에 5만 원씩 상승했다.
사실상 동결, 물가상승률로 보면 마이너스라고 생각해도....

내가 회계직으로 직무전환을한데에는 연봉도 참 많은 부분을 차지했는데

내가 6년차 대리를 달고 받았던 연봉과 중소기업 회계 사원으로 근무했던 친구의 연봉을 비교했을 때

친구의 연봉이 현저히 높았다. 참고로 이 친구는 2년차였다.

지금은 내가 회계직으로 입사를 했는데 내 입사 초봉과 만화책 편집자 6년차의 연봉이 100차이도 나지 않는다.

 

중간부터 우리 회사는 호봉제가 시작되었었는데
호봉제를 시작으로 얼마 안 가서 최저임금이 훅-훅! 올랐다.
이때 최저임금은 맞춰야겠으나 올려줄 돈은 없었기에 최저임금에 걸리지 않는 선에 있는 주임, 대리, 팀장들은 동결
최저임금에 걸리는 사원들은 인상.
이렇게 2, 3년 지속되었다.

이게 뭐가 문제냐면 결국 사원과 주임, 대리 사이의 연봉 차이가 없게 되었다.

거기에서 오는 현타가 어마어마했다.

일도 일이지만 인수인계 또한 경력자의 몫이 크고 작업물의 책임 또한 더해져있는데 사원이랑 사실상 

동일한 임금을 받고 그 동일한 임금이 최저임금 언저리인 것이다. 

 

이 기억에 나는 호봉제에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있었는데 최근 입사한 곳 또한 입사하고보니 호봉제였다.
그런데 이런게 호봉제면 나는 호봉제도 좋아. 할 정도로 근무기간과 평가를 통해 호봉이 올라가며
매년 물가상승률을 고려해서 호봉테이블을 새로 작성하는 등 굉장히 체계적인 걸 보며
전 회사의 연봉테이블 호봉 시스템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체감했다.


참 야근수당은 없었다.

 

복지

 

회사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연봉과 복지니 복지에대해서도 얘기를해보자면

우리 회사의 가장 좋은 복지는 역시 사람이었던 것 같다.

결국 회사에서 만들어준 복지보다는 사람들이 좋아서 오래다녔던 것 같고

 

회사가 돈이 없는만큼 복지부분에서 힘을 주려고 많이한 것 같은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글쎼 복지가 좋다고 할 수 있나싶네...?

어쨌든 다닐 당시에는 우리 회사가 좋은 복지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열해보자면

탄력근무제( 10~5시만 무조건 지키면 됨) : 일찍와서 일찍가든 늦게와서 늦게 퇴근하든 OK

야근 수당 : 야근 수당 없음

한 번 야근수당을 1배 기준으로 3달인가 줬었는데 야근을 너무 많이해서 사라짐.

 

야근 수당이 없는 대신 야근한 시간만큼 계산해서 연차로 계산해줬다. (근데 1대1 교환은 아니었다.)

그런데 사실 이게 의미가 있나 싶었던게 한달에 20시간 넘게 야근하고 연차 1개 받는다해도 

애초에 바빠서 야근을 20시간 이상하는데 연차쓸 시간이 어디에 있겠는가.

연차를 쓰는 건 쓰는 거고 결국 또 야근하게 아이러니한 시스템...

심지어 받은 날에 소진해야하는데 한참 바빠서 많이 야근하는데 다음달이라고 연차를 쓸만큼 여유가 있을리가.

그냥 억지로 하루 쉬고 또 야근하고 이런식으로 무한루프였다.

이것도 사실 없던 복지였는데 야근을 너무 많이하니까 복지를 요구하다가 사장님과 타협봐서 만든 복지였다.

 

무급휴가 가능 (사실 이례적으로 내가 처음 썼던 것 같다)

장기근속자 유급휴가

결혼축하금 지급

육아휴가 가능

 

간식비 제공하다가 회사가 기울어져서 사라짐

문화비 한 달에 1만 원씩 지급하다가 이것도 회사가 기울어져서 사라짐.

 

만화 업계에 젊은 사람들 위주로 있다보니 꼰대스러운 건 서로서로 조심했던 점이 좋았다.

회식은 문화회식으로 같이 영화보고 가볍게 놀고 술 강요 없음.

연차 마음대로 쓸 수 있음. 휴일 많은편.

야근을 강요하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그저 본인에게 주어진 일만 잘 끝낸다면 칼퇴해도 OK.

단, 절대 제 시간에 끝낼 수 있는 양을 주지 않았을뿐.

 

이 정도였던 거 같다

그 당시에는 우리 회사 복지 좋다고 생각하고 친구들도 너희 회사는 좋은 편이지라고 했었던 거 같은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회사 보는 눈이 낮았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

 

이 정도면 괜찮지~ 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는 더 좋은 회사도 많다.

오늘은 만화 회사의 연봉과 복지에 대해 말해봤는데

다음에는 업무 강도에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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