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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하청 중소기업, 만화책 편집자 후기 #1 하는 일

일상

by 할래 2021. 5. 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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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책 편집자 6년 1개월 후기 #1 

 

오늘은 나의 회사들이라는 제목으로 내가 거쳐왔던 회사들에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사실 나의 회사들이라고 해봤자 알바 빼면 두 개의 직장밖에 없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도 첫 번째 직장에 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저는 만화책 편집자로 6년 1개월을 일했지만(중간 무급휴가 4개월 포함) 딱 1곳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만화 업계는 다 이렇다라고 일반화 하는게 아니라

제가 경험한 회사 기준으로 얘기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나는 만화창작을 전공하여 조기 취업을 통해 취업을 했다.

우리 대학교는 졸업 마지막 학기에 한 학기동안 실제 회사에 실습을 나갔는데

내가 입사한 곳은 당시 실습지였다.

 

원래대로면 졸업 후 1년 동안 쉴 생각이었는데 왜인지 실습처에 가서 일하는 동안

좋은 직장이라는 생각과 함께 여기에 눌러 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습을 다니는 동안 입사하고 싶다는 마음을 대놓고 어필 또 어필했고 결과적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입사를 하면서 모든 사회 초년생이 그렇듯이 나도 비슷한 과정과 감정을 겪었는데
내가 돈을 번다는 것에대한 자부심과 반대로 앞으로 이렇게 100얼마 받으면서 살아야한다는 막막함

두 가지 감정 모두 들었었다.

처음 입사해서는 한국 만화책들을 파본해서 스캔하고 깨끗하게 보정하는 작업을 했었는데 정말 입사 후 2주 정도 빼고는 매일 야근했던 것 같다.
아침점심저녁 모두 회사에서 해결하게 되었고 업무 스트래스와 타지에서 혼자 독립해서 고독함을 먹는 걸로 풀었다.
10시 출근 7시 퇴근이었는데 빠르면 8시 퇴근, 마감일이 다가오면 10시 퇴근이 일상이었고 회사에서 저녁은 보통 시켜먹었는데 치킨, 피자 이런 거 먹고와서 집에서 라면을 그렇게 끓여먹었다.
월급은 최저임금이어서 배달 음식을 시켜먹기엔 부족했다. 라면을 좋아하기도 했고.

6개월만에 10kg 이상 찐 것 같은데 그 회사의 모두가 나처럼 매일 야근했어서 그냥 받아들였던 것 같다.

아니, 그냥 생각하길 멈추고 그렇게 살았다.

나는 비교적 진급을 빠르게 했는데 그 이유는 내 사수가 나가서.
내 사수는 꽤 어두운 사람이었는데 항상 회사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이 회사가 좋은 회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듣기 거북했었고
내가 입사한지 6개월만에 사수가 퇴사해서 내가 주임이 되고 내 후임이 들어왔다.
후임은 나랑 나이도 비슷하고 나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사람이어서 회사 생활이 재밌어졌다.
내가 이 회사에 오래 다닐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후임님 덕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만두게 되는 이유 5할도 이 후임님 때문이었다. 참 인생사 ^^ ...

하는 일


했던 일들은 만화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처음 입사했을 땐 한국 만화책을 파본해서 스캔, 보정 하는 일을 했었고
그 이후로는 인디자인을 배워서 간단한 일간잡지에 들어가는 만화 식자 작업을 했었다.

그 이후로는 좀 더 본격적으로 일본 만화책 데이터를 받아 한국 만화책을 만드는 일을 했었고
한국 웹툰을 보기 좋게 재편집하거나 일본 웹툰을 한국 웹툰으로 편집하는 일도 했었다.
내가 다는 회사는 만화 하청 업체여서 대부분 외주를 받아서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우리도 프리랜서들과 계약해서 그림은 그림대로 식자는 식자대로 외주를 줬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 프리랜서들이 작업해온 것들이 생각한대로 잘 되었는지,
오타가 없는지 등을 체크하는 중간 관리자겸 최종 검수자였다.

3, 4년차때부터 좀 특이한 작업이 생겼었는데
웹툰을 만화책으로 편집하거나 반대로 만화책을 웹툰으로 편집하는 작업이 들어왔다.
처음하는 업무다보니 많이 낯설었었고 이때도 참 많은 야근했다.
편집이라는게 정답이 없는 거다보니 매번 수정해야했고 내가 아무리 이게 마음에 들어도 사수나 작가님이 수정해달라고하면 수정해줘야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이때가 가장 나의 의견을 접는 시기였다.
아마 이때부터 내 삶의 암흑기가 시작됐던 것 같다.

이 당시에 성인물들이 많이 들어왔었는데 만화 업계에서 가장 돈이 많이되는 건 성인 웹툰이라 그런지 많이 들어온다. 
그런데 특히 이때 몰려왔었고 하루 근무 10시간 이상 살색 이미지를 보고 신음소리를 읽다보니 몸과 마음이 많이 피폐해졌었다.
이 글을 검색해서 읽고 있으신 분이라면 알법한 탑x, 레x 등에서도 많이 들어온다.

위에서 말한 두 업체뿐 아니라 만화 업계에 종사하면 피할 수 없이 해야하는 작업 중 하나가 성인 작업이다.

 

오늘은 이렇게 만화업계, 만화회사에 하는 일과 업무강도에대해 말해보았는데
2탄에는 연봉과 동족업계 다른 회사에대한 썰들을 풀어볼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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