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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에 대한 고찰

일상

by 할래 2022. 2. 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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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를 갖고싶던 시기가 있었다

사회생 활 3년차때

나는 내가 시간을 쓸 줄 모른다는걸 깨닫고

취미만들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하지만 취미만들기 자체도 처음 해보는 것이었기에 이도저도 아닌 시간을 보내다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내 취미만들기는 또 흐지부지되었다

 

나는 나와는 다른 취미 부자의 연인을 만났다

그는 내가 없어도 본인 인생이 무척 재미있어했다

이것때문만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헤어졌다

헤어진 후 문뜩 내게 취미가 있었다면 우리 연애가 순조로웠을까? 생각이 들었다

금방 이건 상관없다는 걸 깨달았다

5년 조금 모자라게 만났던 우리가 헤어진 건 내가 취미가 없어서가 아니었단 건 명확했으니까

 

내가 취미에 대한 고찰을 시작한 건 이별을 마주한 후부터였다

사실 그 전부터 취미에대한 갈망과 고민은 있었고 나름의 노력도 했지만 절실하진 않았다.

주말에는 데이트라는 해야하는 일이 있었으니까.

 

이별 후 내 정신을 딴 곳으로 돌릴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일주일에 한 번, 2주에 한 번.

띄엄띄엄 봤음에도 연인의 빈자리는 너무도 컸고

시간이 나면 옛연인 생각에 묶여있는 내가 힘들었다

 

아무 생각없이 할 수 있는. 시간이 잘 가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헤어지기 전 마지막 데이트는 비누 공방에서의 비누만들기 원데이클래스였다

비누를 만들기로 했다

 

그냥 만들면 예쁘니까

예쁜 쓰레기일지라도 지금 나에게는 필요했다.

취미라는 건 이것저것 쓸모를 재다보면 시작하지 못한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순간순간 관심이 갔던 것들을 그때그때만 했었어도

나는 참 많은 것을 경험한 사람이었을 텐데.

그 순간순간 돈이 안 되고 오히려 돈이 든다는 이유로 못했던 것들이 참 아쉽다

지금 그것들에는 관심과 열정이 생기지 않아 시간과 돈이 있음에도 하지 못하니까.

 

절약을 하면서 내가 돈이 드는 취미가 없다는게 강점이 되기도 했지만

나조차도 내가 재미없는 사람이라는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인정하면서도 비누 쟤료들 조차 쉽게 결제할 수 없었다

 

 

 

그러다 어제 드디어 결제했다

필수 쟤료들을 꽤나 욕심껏 구매했더니 도구들을 위한 지출을 할 수 없어졌다

일단 도구 없이(필수는 아니니까) 시작해볼까 하면서도

이놈의 미련에 어제는 아이쇼핑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절약을 시작하고 아이쇼핑을 안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게 얼마만에 아이쇼핑에 빠진 건지...

봤던 거 또 보고 하는 과정이 지치기도 하지만 역시 뭔가에 빠져드는 일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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